ECB의 새로운 통화정책 프레임워크 리뷰 – 대칭적물가목표제

7월 22일에 정례 통화정책회의 결과가 발표되었고, ECB(European Central Bank)는 새로운 통화정책 전략(ECB’s monetary policy strategy)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ECB의 새로운 통화정책 전략이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더불어, 연준의 통화정책과 무엇이 다른지 살펴봄으로써 유로달러 환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1. ECB 통화정책 전략 변화

ECB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 변화에 대한 기대는 지난 6월 18~20일에 있었던 ECB ‘연례 수련회’ 이후 였습니다. 연례 수련회는 ECB의 통화정책 전략 변화를 위한 자리였습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물가 안정의 정의와 측정(the definition and measurement of price stability)
2) 근본적인 분석 프레임워크(the underlying analytical framework)
3) (통화정책의) 중기 방향성(the medium-term orientation)
4) 통화정책을 수립하는데 있어서 기후변화의 역할(the role of climate change in formulating monetary policy)
5) 정책 커뮤니케이션의 현대화(the modernisation of policy communication)

ECB의 기존 인플레이션 목표는 ‘인플레이션이 2%를 하회하되, 2%에 최대한 가깝게 유지(below but close to 2%)’였습니다. 즉, 기존 ECB의 통화정책은 2%의 인플레이션에 상당히 집착했다는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외환시장은 ECB가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AIT, Averaged Inflation Target)’를 도입할 수 있다는 기대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2. ECB의 대칭적 물가목표제

7월 8일에 유럽중앙은행(ECB)이 2003년 이후 처음으로 통화정책 프레임워크를 공식적으로 수정했습니다.

ECB의 통화정책 전략 수정의 핵심은 ‘대칭적 물가목표제(Symmetry Inflation Targeting)’의 도입이었습니다. 대칭적 물가목표제란 쉽게 말해 중앙은행이 물가가 2% 상회하는 것을 신경쓰는 것만큼, 물가가 2% 하회하는 것을 똑같이 신경쓰겠다는 의미입니다.

통상 선진국 중앙은행은 2%의 물가상승률을 기준으로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합니다. 2%가 넘을 것 같으면 곧바로 긴축을 시행하곤 했습니다.

즉, 과거의 중앙은행은 항상 물가상승률이 2%를 넘는 것에만 온 신경을 집중했습니다. 이것이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파이터’로 지칭되는 이유였습니다.

그러나 선진국을 중심으로 디플레이션 상황이 고착화되자, 연준이 2017년에 처음으로 대징척물가목표제를 도입했습니다. 만약 물가상승률이 1.5%라면 2%에 도달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하겠다는 것입니다.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재닛 옐런은 ‘고압경제’를 주장하면서 대칭적 물가목표제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즉,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파이터이면서 디플레이션 파이터의 역할까지 하게 된 것입니다.

 

3.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보다는 덜 완화적

그렇다면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와 ECB의 대칭적물가목표제는 무엇이 다를까요?

아래는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에 대한 해석입니다.

연준 평균물가목표제
연준 평균물가목표제, 출처 : FED

해석 : FOMC는 2%의 장기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간에 걸쳐(over time) 평균 2%의 인플레이션을 달성하기를 추구한다.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2%를 하회할 때, 적절한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이 일정기간(some time) 동안 2%를 완만하게(moderately) 상회할 수 있도록 목표로 하는 것이다.

ECB_기준금리
ECB 통화정책 프레임워크

해석 : 이것은 인플레이션 타겟(2%)이 완만하게 상회하는 일시적인 기간(a transitory period)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may imply)

언뜻 봐서는 차이가 없어 보일 수도 있으나, 자세히 살펴보면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는 과거에 인플레이션이 2%를 하회한 것을 모두 고려하여 ‘평균적’으로 계산하겠다는 것입니다.

과거에 인플레이션이 오랫동안 2%를 하회했다면, 현재 인플레이션이 2%를 크게 상회하더라도 평균적으로는 2%를 하회하게 됩니다. 따라서, 현재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있더라도 완화적인 통화정책의 명분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ECB는 인플레이션이 2%를 상회하는 문제에 있어서 ‘평균’을 고려하는 것이 아닙니다. 일시적인 기간에 2%를 완만하게 상회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may imply)에 머물러 있습니다. 어찌보면 연준보다 더 모호한 측면이 있습니다.

결국, 명백하게 ECB의 새로운 통화정책 프레임워크는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보다 덜 완화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4. 7월 ECB 정례 통화정책회의 결과 ① – 정책금리 포워드가이던스 변화

7월 회의에서 ECB는 기준금리 포워드가이던스를 수정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포워드 가이던스란?

중앙은행이 향후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를 토대로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예고하는 커뮤니케이션 수단

 

ECB 평균물가목표제

[해석]

2%의 대칭적 물가목표제를 지지하고, 통화정책 전략에 의거하여 정책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전망 시계(projection horizon) 기간의 끝이 되기 훨씬 전에 2%에 도달하고, 남은 기간에도 2%를 유지할 때까지 기준금리는 현재 수준 또는 그 이하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기저 인플레이션(underlying lnflation)의 실질적인 진전이 중기적으로 2%에 안정되는 인플레이션과 충분하게 일치하는 판단이 들때까지 기준금리는 현재 수준 또는 그 이하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것은 인플레이션 타겟(2%)이 완만하게 상회하는 일시적인 기간(a transitory period)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may imply, 인플레이션 오버슈팅의 가능성)

여기서 ‘전망 시계(projection horizon)’는 향후 3년 동안의 경제 전망을 의미합니다. ECB는 3월, 6월, 9월, 12월에 수정된 경제 전망을 발표합니다.

2021년 6월에 ECB가 발표한 유로존 헤드라인 인플레이션(HICP inflation) 전망치는 다음과 같습니다.

HCPI
출처 : ECB

위의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보시면 2021년은 1.9%, 2022년은 1.5%, 2023년은 1.4%인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즉, ECB의 인플레이이션 전망치는 ECB가 제시한 향후 3년 동안(projection horizon)의 인플레이션이 2%에 한참 미치지 못합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ECB의 경제전망이 맞다면, ECB의 기준금리 인상 조건은 2023년에도 충족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극단적으로 ECB가 상당히 오랫동안 기준금리 인상을 하지 못한다는 것을 상상해 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지난 10년간 ECB가 연간 연속으로 인플레이션이 2%를 기록한적은 거의 없었기 때문입니다(2011~2012년이 유일).

 

5. 7월 ECB 통화정책 정례회의 결과 ② –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수정 가능성

시장의 기대와 달리,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수정 내용은 이번 회의 결과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회의 결과 발표 이후, 기자회견에서 자산매입 프로그램에 대한 질문이 나왔지만, 라가르드는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분명하게 말했습니다.

그러나 라가르드는 PEPP의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를 점차 줄이는 정책)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그리고 직접적인 표현은 안했으나 향후 경제 전망에 따라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수정될 수 있다는 함축적인 내용을 언급했습니다.

사실, 시장은 9월에 PEPP의 테이퍼링 가능성을 높게 보았습니다. 그러나 최근 라가르드와 ECB의 주요 인사들의 태도 변화로 테이퍼링의 가능성이 거의 일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추가 내용] ECB가 진행하고 있는 자산매입 프로그램

APP(Asset Purchase Programme, 자산매입프로그램) : 매달 200억유로 규모로 진행. 기준금리 인상 전까지 무제한적(open-ended)으로 진행됨

PEPP(Pandemic Emergency Purchase Programme, 펜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 : 1조8500억유로 규모로 진행됨. 코로나 위기 국면의 끝이라고 판단되는 2022년 3월말까지 지속

시장은 오는 9월 회의에서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변화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가령, PEPP의 기간이 연장되거나 APP의 규모가 증액될 수 있습니다. 또한, APP와 PEPP가 결합되어 자산매입의 엄격한 규정이 완화(가령, 그리스나 이탈리아 국채를 ECB가 보다 쉽게 매입할 수 있음)될 수 있습니다.

 

6. 유로달러와 달러인덱스의 상방 압력

ECB의 새로운 통화정책 전략과 수정된 포워드가이던스는 분명 ECB가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로 바뀌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물론,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ECB의 수정된 통화정책 프레임워크(대칭적 물가목표제)는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와 비교할 때 ‘덜’ 완화적입니다.

자산매입 프로그램 수정까지 기대했던 시장은 기준금리 포워드가이던스만 수정한 ECB에 다소 실망하여 이날 유로달러 환율은 크게 상승하지 못했습니다(달러인덱스 상승도 제약).

달러인덱스란?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의 평균적인 가치를 지수화한 지표입니다. 6개국의 통화는 유로, 일본 엔, 스웨덴 크로나, 스위스 프랑, 영국 파운드, 캐나다 달러입니다.

달러인덱스에서 유로 비중은 약 57.6%로 가장 큽니다. 따라서 달러 대비 유로 가치는 달러인덱스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더불어, 달러인덱스는 다른 국가의 통화 가치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캐나다 달러 9.1%, 일본 엔 13.6%, 영국 파운드 11.9%, 스위스 프랑 3.6%, 스웨덴 크로나 4.2%)

그럼에도 현재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긴축적인’ 커뮤니케이션(몇몇 위원들의 테이퍼링 가능성 언급)과 정책(IOER 및 역레포 금리 인상)을 시행하고 있는 연준과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강조하는 ECB를 비교해 볼 때 유로와 달러인덱스는 상방 압력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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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Logan (최성원)
두물머리 Quantamental Research 팀 | 필진 글 더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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