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주 산업의 현재와 미래 ① – 2000년대 닷컴 버블 시기와 현재의 S&P500, 나스닥 지수의 비교

지난해 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증시에서 나타나고 있는 대표적인 현상은 기술주의 영향력과 비중 확대입니다. 대면 접촉 대신 화상회의 등을 통한 접촉이 폭넓게 이뤄지면서 클라우드 서비스나 영상 서비스 등에 대한 수요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코로나19를 계기로 기술의 역할과 가능성이 새삼 주목받은 결과입니다.

기술주가 주도주로 새롭게 부상한 결과 지난해  MSCI 세계기술지수(MSCI World Technology Index)는 43.78% 급등했습니다. 같은 기간 MSCI 전세계지수(MSCI All Country World Index)는 지난해 15.90% 오르는데 그쳤습니다.

MSCI 세계기술지수
출처: MSCI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수혜를 봤던 기술주의 상승이 약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표적으로 테슬라의 경우 코로나19 타격을 입은 지난해 3월 18일 72.24달러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반등하며 지난 1월 26일에는 883.09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주가 상승률이 1122%에 달했는데요. 하지만 최근에는 주가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테슬라 주가 추이>

테슬라 주가 추이
출처: Bloomberg, 두물머리

애플 또한 비슷한 모습입니다. 지난 3월 23일 56.09달러까지 하락한 애플은 이후 상승하며 올해 1월 26일 143.16달러까지 올랐습니다. 155%나 올랐지만, 최근 횡보세를 이어가는 모습입니다.

이렇듯 코로나19 이후 이례적인 미국 증시 폭등장을 견인하던 기술주들이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자, 20여년 전 ‘닷컴 버블’ 때 등장했던 대세 하락장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투자자문사 워싱턴피크의 앤드루 팔린 최고투자책임자는 “버블이 무너진 2000년대 초반엔 경제 회복을 위해 금리를 낮출 수 있었지만 ‘제로(0) 금리’ 수준인 지금은 마땅한 해법이 없다”며 “더 깊고 긴 경기 침체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의 고민이 커지는 지금, 불릴레오가 현 상황을 조사해봤습니다.

S&P 500 내 기술주 섹터, 닷컴버블 수준까지 높아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기술주의 급등은 어느 수준일까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지난해 3월 23일 6,860.67까지 하락한 이후 반등하기 시작, 작년 말 12,888.28까지 올랐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3월 지수가 급락했음에도, 나스닥의 작년 연간 상승률은 43.6%나 됩니다.

실질적으로 미국을 대표하는 주가지수로 꼽히는 S&P 500도 기술주의 상승에 힘입어 작년 연간으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3월 23일 2,237.40까지 하락한 S&P 500은 이후 반등하기 시작, 지난해 말 3,756.07까지 올랐습니다. 이 결과 코로나19 팬데믹에 작년 3월 증시가 붕괴했음에도 S&P 500은 지난해 한 해 동안 18% 넘게 상승했습니다.

<S&P 500 추이>

S&P 500 추이
출처: Bloomberg, 두물머리

섹터별로 나눠보면, 실제 S&P 500 반등을 이끈 주도 업종이 기술주임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 Technology 섹터가 43.89%로 상승률 1위를 기록했죠. 반면 Energy 섹터는 32.84% 하락했습니다.

 

<2020년 S&P 500 섹터별 상승률>

2020년 S&P 500 섹터별 상승률
출처: S&P 500, 두물머리

이에 S&P 500에서 Technology가 차지하는 비중은 27.61%로 높아졌습니다. 이는 1999년 닷컴버블(29.18%)과 비슷한 수준입니다.

 

<S&P 500 섹터별 비중>

S&P 500 섹터별 비중
출처: S&P 500, 두물머리

 

IT업종은 2008년 이후부터 S&P 500 시가총액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IT 업종 주가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59.92% 급반등한 이후 매년 10~20% 안팎의 오름세를 이어간 결과인데요.

미·중 무역전쟁, 당국의 반독점 조사, 개인정보보호 이슈 등이 발목을 잡은 2018년에는 꺾였던 IT 업종은 2019년부터 반등, 특히 지난해 코로나 사태 때 급등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고 배달업체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플랫폼, 핀테크, 클라우드 관련 기업에 대한 수요는 더 늘어나 온라인을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의 실적은 더욱 좋아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반영된 결과입니다.

 

<1995년부터 주도 업종의 S&P 500 내 시가총액 비중 추이>

1995년부터 주도 업종의 S&P 500 내 시가총액 비중 추이
출처: Datastream, IBK투자증권

이렇듯 기술 업종이 이끈 지난해 증시 과열에서 많은 분들이 20년 전 ‘닷컴 버블’을 떠올리고는 합니다. 어떤 이유일까요?

 

2000년대 닷컴버블

닷컴버블은 1990년대 후반의 새로운 밀레니엄을 앞두고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 혁명이라는 화두가 던져지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은 후 2000년을 기점으로 폭락했던 사건입니다. 많은 투자자분들이 들어본 적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한 세부 내용을 아시는 분은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닷컴버블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닷컴 기업의 성장

먼저 닷컴기업이란 일반적으로 일반 최상위 도메인 “.com”을 사용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인터넷 상에서 비즈니스의 대부분을 수행하는 기업을 뜻합니다. 최초의 닷컴은 미국 매사추세츠주 컴퓨터 시스템 업체가 등록한 이름으로 심벌릭스닷컴(SYMBOLICS.COM)으로, 1985년 3월 15일 이름이 등록됐습니다.

하지만 닷컴은 초기엔 별 관심을 끌지 못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을 사용하려면 어려운 명령어를 입력해야 했기 때문인데요. 1992년까지 닷컴 도메인의 수는 1만5천개 미만에 머물렀습니다.

인터넷을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브라우저로서 1993년 모자이크(Mosaic)가 출시되면서 사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1994년에는 대표적 검색서비스인 야후가 등장했고, 그 이듬해에는 미국의 대표적 온라인 통신업체인 컴퓨서브(CompuServe), 아메리카 온라인(America Online), 그리고 한때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익스플로러와 양대 웹브라우저로 간주되었던 넷스케이프(Netscape)가 선을 보였습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인터넷 열풍에 올라탄 기업들이 우후죽순 증시에 이름을 올리며 블랙홀처럼 자금을 빨아들였습니다. 클린턴 대통령의 정보통신산업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과 아시아 금융위기에 따른 금리 인하 등이 맞물리는 등 닷컴기업이 올랐던 원인은 다양했습니다. 이에 힘입어 나스닥지수도 급등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스닥 추이>

나스닥 추이
출처: Bloomberg, 두물머리

 

닷컴 기업, 버블이 되다

이렇게 강세를 보이던 닷컴 기업 주가가 동시에 휘청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미국 나스닥 닷컴버블

우선 1999년 말 반독점에 대한 불리한 판결을 받은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었습니다. 내용은 반독점 위반 판결이 나올 경우 회사가 분할될 수 있다는 것이었죠(1999년 11월 잭슨 판사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컴퓨터 산업의 혁신을 억제함으로써 소비자와 경제를 해친 독점 기업이라 결론).

이런 가운데 역사상 가장 최악의 M&A라 할 수 있는 AOL과 Time Warner 뉴스에 당일 해당 기업들의 주가는 40% 급등(2000년 1월 10일)하는 등 주식시장의 비이성적 흐름이 정점을 달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 가운데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겨준 계기는 Barron’s 지의 ‘Burning up’의 컬럼이 었습니다(3월 20일). 요지는 많은 수의 닷컴 기업(당시에는 Net 기업이라 지칭)이 현금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곧 파산할 수도 있다는 경고였는데요. 여기에 207개 기업의 현금 고갈 가능성이 높은 리스트를 제시했죠. 사실상 블랙리스트였던 셈입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충격이 더해졌습니다. 연준이 닷컴 버블로 과열된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해 예고된 금리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즉 2000년 3월 셋째 주 이전부터 시장의 비이성적 흐름에 규제 리스크가 더해졌고, 이후 기업실적의 허상 확인과 긴축이 버블 붕괴의 도화선이 된 셈입니다.

이후 2000년 4월 3일 법원은 MS가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고 판결했습니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가 급락하며, 나스닥 역시 하락했습니다(2000년 4월 3일 당일: 나스닥 -7.6%, 마이크로소프트 -14.5%). 이에 따라 마이크로소프트는 회사를 2개로 분할하라는 명령까지 받았으나,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들어선 2001년 법무부와 극적인 타협에 성공했죠. 하지만  IT버블은 이미 붕괴된 이후였습니다.

한번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니 바닥도 깊었습니다. 2000년 3월 10일 5048.62로 고점을 찍은 나스닥은 2002년 10월 9일 1114.11까지 80% 가까이 추락, 특히 인터넷주의 경우 2000년 직전 2년간 올린 1000% 수익분을 고스란히 반납해야 했습니다.

 

기술주 상승과 닷컴버블 유사점

그럼 지금 상황과 닷컴버블 어떤 점이 비슷할까요?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가 형성됐다는 점, 여기에 중앙은행이 이전보다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사용해 미래의 기대를 현재 가격에 반영되도록 부추겼다는 점도 큰 구도에서도 유사합니다.

특히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고 일부 기업 주가의 가치가 전통적인 평가 방법에 의할 때 지나친 수준으로 평가된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측면이 있습니다.

더해 최근 들어 기술주의 상승이 무형자산 가치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늘고 있는데요. 닷컴 버블 당시에도 지금보다는 조금 거친 분석이었지만, 인터넷 기업의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 즉, 무형적 가치를 반영해야 한다는 논리가 횡행했었다는 점에서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왜 지금 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가

시총 상위주의 비중이 높아진 점이 ‘버블’ 우려를 키우게 하는 요인 중 하나입니다. 2020년 S&P 500 지수 상위 10개 기업의 시가총액은 전체의 27.5%에 달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S&P 500 상위 10개 기업 시가총액 합계 및 비중 추이>

S&P 500 상위 10개 기업 시가총액 합계 및 비중 추이
출처: standardandpoors, 두물머리

특히 대형 기술주의 비중이 높아진 점이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닷컴버블 당시에는 시총 상위기업이 기술주에 편중되지 않고 다양했습니다. 당시 S&P500 시총 5대 기업은 정보기술(IT)분야의 IBM과 통신의 AT&T, 자동차의 GM과 석유의 엑손, 그리고 카메라 기업 코닥이었는데요. 현재는 애플·아마존·알파벳(구글모기업)·마이크로소프트(MS)·페이스북 등 모두 기술주입니다.

 

<S&P 500 상위 10개 기업 및 비중 추이>

S&P 500 상위 10개 기업 및 비중 추이
출처: standardandpoors, 두물머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현상을 “시장이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에 베팅하는 성장주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당장의 현금 흐름을 중시하는 가치주에 비해 기술주로 대표되는 성장주는 코로나19로 인한 단기적인 어려움보다 중장기적인 이익 창출 가능성 때문에 더 주목받았습니다. 금리가 낮을수록 현재가치로 평가한 미래의 이익은 많아지기 때문이죠. 즉, 요즘 같은 초저금리 시기에 미래 성장을 약속하는 기술주 주가가 떼 지어 올랐던 이유입니다.

하지만 언젠가 경제가 살아나면서 향후 금리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기술주가 약속하는 미래의 현금흐름을 보는 눈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현재가치로 할인하면 지금 같은 저금리 시기보다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인데요. 이에 현재 상황이 ‘닷컴 버블’보다 위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입니다.

시가총액 비중뿐만 아니라 대형 Tech주들의 상대강도도 닷컴버블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예를 들어, S&P500 대비 나스닥100지수의 상대 강도는 99~00년을 상회했는데요. 즉, 소수 종목들만의 독주 현상은 닷컴버블 국면보다 심한 상황이죠.

 

<나스닥100 지수 상대강도는 닷컴버블 상회>

나스닥100 지수 상대강도는 닷컴버블 상회
출처: Bloomberg, 두물머리

저금리/저물가 국면에서 소수 종목들의 집중 현상은 경제와의 괴리가 아니라 오히려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이클 측면에서 썩 좋은 신호는 아닙니다. 일부 종목들이 주도하는 장세는 싸이클의 후반에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실제 과거 S&P500이 S&P500 동일가중 지수보다 강세를 보인 다음 경기 침체가 발생하곤 했습니다.

 

<소수 종목들의 집중 이후 경기침체 발생>

소수 종목들의 집중 이후 경기침체 발생
출처: Refinitiv, 유진투자증권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당시 미국 정부의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대한 반독점 위반 판결이 성장성을 제약하면서 궁극적으로 버블 붕괴를 야기시켰던 점을 고려하면, 주가 자체의 과열이 야기시킬 수 있는 위험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지수(Index)는 여러 종목 또는 기업들을 합쳐 놓은 것이죠. 개별 종목 투자에 비해 위험을 분산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러나 소수 대형주들의 비중이 크게 확대된다면 지수의 분산 효과는 점차 사라지거나 약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패시브 투자의 매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인데요. 1990년대 닷컴버블 붕괴 직전 기술주들의 편중현상이 심해지면서 나스닥지수의 일간 변동성은 점차 높아졌었습니다.

 

<변동성과 함께 주가 상승이 나타났던 1999년>

CBOE Volatillity Index 추이
출처: FRED

최근에도 ‘공포지수(Fear Index)’로도 불리는 VIX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작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폭락한 이후 S&P 500이 반등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했지만, 이 기간동안 VIX는 단 한번도 20% 아래로 하락하지 않았는데요. 지난해처럼 주가지수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하는데도 VIX가 높았던 시기는 1990년대 말 닷컴버블 이후 처음입니다.

 

<CBOE Volatillity Index 추이>

변동성과 함께 주가 상승이 나타났던 1999년
출처: Refinitiv, 유진투자증권

기술주의 비중 확대, 특히 닷컴 버블 당시보다 더욱 높아진 기술주 비중이 현재 상황을 위태롭게 느끼는 요소로 꼽힙니다. 투자자들이 ‘닷컴버블’ 위기를 더욱 강하게 느끼게 하는 점으로 꼽힙니다.

미국 증시의 장기 상승장을 전망해온 야드니 리서치의 에드 야드니 회장이 “나스닥은 지난 1998년 말부터 2000년 초까지 200% 이상 상승했다”며 “지금은 거의 100% 올랐고 우리는 (닷컴버블 때와)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을지 모른다. 내가 보는 것은 붕괴”라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이에 대한 반대 의견도 존재합니다. 투자업체 시노보스 스트러스트의 다니엘 모건 시니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오늘날 테크의 건전성이 (닷컴버블 시기에 비해) 훨씬 좋다”며 “아직도 기술을 낙관한다. 펀더멘털(기초)이 견조하다. 2000년 여름처럼 크게 후퇴할 것 같지 않다”고 언급했죠. 다음편에서는 지금의 기술주 급등이 닷컴버블 시기와 다른 점, 기술주의 전망 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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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두물머리 Quantamental Research 팀 | 필진 글 더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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