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헝다그룹 파산 위기, 중국발 금융위기 될까?

중국 헝다 그룹 파산 위기,
중국발 금융위기 될까?

연휴간 글로벌 증시의 가장 큰 이슈는 ‘헝다(恒大) 디폴트’였습니다.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 그룹이 파산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지난 20일 홍콩 항셍지수 급락과 함께 S&P500 지수, 닛케이지수 등이 한때 2% 내외로 하락하기도 했는데요.

헝다그룹

다행히 헝다 그룹이 부채 상환 계획을 밝히면서 시장의 충격은 다소 완화된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헝다 그룹이 무너지고 ‘중국판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금융 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두려움은 좀처럼 걷히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그럼 헝다 그룹은 어떤 그룹인지, 왜 파산 위기에 빠지게 되었는지, 향후 전망은 어떤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중국 2위의 부동산 개발 회사, 헝다 그룹

중국 헝다그룹

헝다 그룹을 알아보기 전에 중국 부동산의 특징 하나를 짚어보겠습니다. 사회주의 국가 중국은 토지의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중국 부동산 업체는 지방정부의 토지사용권을 구매해서 여기에 아파트를 짓고, 분양해서 수익을 올립니다. 따라서 아파트를 지을 토지 확보가 중요한 만큼 부동산 회사들은 토지확보에 사활을 겁니다.

즉 좋은 토지가 나오면 자기돈, 남의 돈 할 것 없이 최대한으로 끌어들여 부지를 확보하고 바로 아파트를 짓고 신속하게 분양하는 것이 중국 부동산 업계의 특징입니다. 토지확보를 위해 남의 돈을 많이 빌려 부채비율이 높아지더라도 빨리 아파트 짓고, 빨리 분양하면 아무 문제가 없고 오히려 높은 레버리지는 높은 수익성을 보장합니다.

그래서 중국 부동산 업계는 ‘회전율’이 사업의 성공요인이자 핵심인데요. 헝다 그룹은 이 ‘회전율’을 이용해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1997년 설립된 헝다 그룹은 당시 다른 부동산 업체와 달리 돈이 몰리는 대도시가 아닌 지방 소도시를 주목, 대출로 땅을 사들여 규모가 작은 주택을 대량으로 공급하는 ‘박리다매’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특히 2014년에 부동산 침체기에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여 싼값에 대량의 토지를 구매, 2015년 정부의 경기부양을 위한 부동산규제완화와 금융완화에 올라타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문어발식 확장으로 위태해진 헝다 그룹

이렇게 크게 성장한 헝다 그룹은 부동산 분야 이외에 금융·건강관리·여행·스포츠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문어발 확장’을 했습니다. 2010년에는 ‘광저우 에버그란데’로 알려진 프로 축구팀을 인수했으며, 축구학교도 설립했는데요. 수용인원 10만명 이상의 세계 최대 축구장을 건설하기 위해 17억 달러(2조원)를 투입했다고 합니다. 2019년 설립한 전기차업체 ‘헝다자동차’에 무려 3000억 위안(약 54조8000억원)이 넘는 자본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헝다그룹

신규 사업 진출에 필요한 자본금의 상당수는 회사채와 은행 대출 등의 부채로 조달한 점이 헝다 그룹의 위기를 가져왔습니다. 헝다 그룹의 부채는 지난 6월 말 기준 1조7505억 위안에 달하는데요. 반면 자기자본은 4110억 위안(약 74조원)에 불과합니다. 부채비율이 무려 425%에 달합니다.

부동산 대출 규제에 유동성 위기

헝다 그룹이 지금과 같은 위기를 맞이한 건 정부 정책 영향이 큽니다. 중국 정부는 2016년부터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해 ‘부동산은 주거 목적으로 사야지, 투기목적으로 사면 안된다(房住不炒)’는 정책을 내놓고 부동산투기에 대한 규제를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헝다 그룹은 2014년의 대성공의 경험을 기반으로 레버리지를 높여 토지를 사들이고 사업을 확장했습니다. 헝다 그룹의 사업 모델은 부동산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경우 수익이 발생하지만, 가격 상승이 용이하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최근 중국 정부의 규제는 더욱 심화됐습니다. 코로나19로 돈이 많이 풀려 부동산으로 자금이 몰렸기 때문인데요. 이에 지난해 8월에 건설부와 인민은행이 합동으로 부동산투기대책을 내놓았습니다. 바로 부동산기업들의 부채규제를 통해 부동산과열을 막는 것이었는데요. 이에 부동산 개발업체의 추가 자금조달을 막는 ‘3대 마지노선’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이 결과 선수금을 제외한 자산부채비율 70% 미만, 순 부채 비율 100% 미만, 단기부채 대비 현금성 자산 비율 100% 초과를 만족해야 신규 대출이 가능해졌습니다. 규제가 발표된 후 국유은행이 앞다퉈 부동산 관련 대출을 회수하면서 헝다 그룹의 자금난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습니다.

<작년 8월 이후 부동산 대출 및 개발 기업의 부채에 관한 중국 규제 정리>

발표 일자 규제책 세부 내용 미치는 영향
2020.08 부채관리 3가지 레드라인 아래 3가지 기준 초과 시 기업별 차별화 등급 부여

1) 선수금을 제외한 자산부채비율 <70%

2) 순부채비율 <100%

3) 현금성자산/단기부채>1배

→ 상기 3개 지표 위배 여부에 따라 개발기업을 Red(3개),

Orange(2개), Yellow(1개), Green(0개)로 구분하고, 등급별 차기 연도 부채 증액 한도 차별화 설정

→ 부동산 개발기업 현금화 가속, 이 과정에 유동성 mismatching 상황 발생 가능

→  기존의 과대 레버리지 성장 모델 지속 불가, 낮은 레버리지 비율의 국영 대형 건설사에 유리

2020.12 상업은행의 부동산대출 비중 상한선 제시 대형 상업은행: 부동산대출 비중 40.0%, 가계 모기지 비중 32.5%  상업은행의 부동산대출 익스포져 증가 속도 둔화
2021.02 22개도시 택지 집중 공급 1) 택지 공급을 수시에서 연간 3차례 집중 공급으로 전환

2) 종합 토지 경쟁입찰에 참여 여건 강화

→ 대형 건설사들이 입찰에 유리한 구조

→ 중소형 건설사 합자방식으로 토지 매입

2021.03 은행의 소비, 경영대출 엄격히 조사 소비, 경영대출의 부동산시장 유입을 엄격히 조사 상업은행 모기지 대출 비중 하락
2021.06 어음을 3가지 레드라인 규제에 편입 1) 월별로 어음보유규모를 공개

2) 3가지 레드라인에 어음을 부채로 편입 계산

향후 개발기업의 부채 부담 추가 상승

출처: 주택건설부, 은행감독관리위원회, 메리츠증권

헝다 그룹의 유일한 자금 조달 방법은 아파트를 빨리 분양하는 것이었는데요. 하지만 이도 힘들어졌습니다. 2020년 12월31일 은행보험감독원은 이번에는 부동산 구매자들에 대해 제한을 가하는 ‘부동산대출비율 양대제한(两个限制)제도’를 도입했기 때문입니다.

개인들이 부동산 살 때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데 이 대출총액을 은행규모별로 12.5~40%로 제한하고, 개인부동산대출비중도 은행규모별로 7.5~32.5%로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즉 개인들의 은행대출도 막히자 아파트 매각마저 어려워지면서 헝다 그룹은 치명적인 자금난에 봉착했습니다.매출부진, 회전율 둔화, 수익성 악화, 자금사정 악화의 함정에 빠진 것입니다. 부채비율이 높고 회전율이 떨어지자 바로 부작용이 나타난 것입니다. 신규아파트를 30% 할인판매도 하고, 직원들에게 강제 판매할당까지 하는 사태까지 이르렀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은행의 부동산기업에 대한 대출규제와 소비자들에 대한 대출규제 강화로 헝다는 9월 8일 자금난에 봉착해 채권이자 지급불능 선언사태까지 갔습니다.

23일 이자지급 고비, 이후에도 첩첩산중

지난해 헝다의 총부채는 1조9,500억 위안(약 356조 원)으로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2%에 달합니다.

그 중 헝다그룹이 발행한 채권 총액은 293억 달러(약 34조7,000억 원) 규모입니다. 이에 따른 이자지급 기일이 차례로 돌아오는데, 23일 1억1,953만 달러(약 1,421억원-자회사 포함)가 첫 고비입니다. 총자산(2조3,000억 위안ㆍ약 420조4,000억원)에 비해 대수롭지 않아 보이지만 헝다는 20일 은행 대출 이자조차 내지 못했을 만큼 잔고가 비어 있는 상황이죠.

헝다 그룹은 일단 22일 성명을 내고 “23일 만기가 도래하는 (일부) 채권에 대한 이자를 제때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이에 시장은 다소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다행히 헝다 그룹은 23일 만기가 도래하는 일부 채권 이자를 지급하면서 일단 급한 불을 끈 상태죠. 하지만 같은 날 예정된 역외 달러채에 대한 이자 8353만 달러 지급에 대해서는 아무 말이 없는 상태인데요.

<헝다 그룹 금년 이자지급 일정(단위: 만위안)>

헝다그룹 이자지급 일정
출처: Bloomberg

이런 가운데 오는 29일 4,500만 달러(약 533억 원)를 비롯해 연말까지 6억6,800만 달러(약 7,909억 원)의 이자를 내야 합니다. 더해 내년에는 채권 원금 상환도 예정된 상황입니다. 즉 갈수록 채무상황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요. 아직 시장에 불안 요소가 남아있는 상태죠. 이에 영국 신용평가사 피치는 15일 헝다의 신용등급을 CCC+에서 투자 부적격에 해당하는 정크본드 수준인 CC로 하향 조정하면서 “헝다가 파산하면 중국 건설사와 중소형 은행의 연쇄 파산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죠.

‘중국판 리먼 사태’ 현실화 가능성은?

금융 시장에서는 헝다그룹의 파산이 과거 2008년 미국 리먼브라더스 도산 사태 때와 같은 극심한 위기로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곳이 많습니다. 헝다 그룹 의 부채가 논란을 부를 만큼 크지 않은 점이 이유로 꼽힙니다. 이런 이유로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중국 정부가 헝다그룹에 대한 직접 지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S&P는 “중국 당국은 중국 금융시장이 큰 혼란 없이 헝다그룹 부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내부 결론을 내 놓은 상태”라며, “현재 헝다의 대출 규모는 중국 내 은행 대출 총액의 0.3% 정도로 디폴트가 현실화하면 은행권 부실채권 비율은 올라가겠지만 당국이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습니다. S&P는 또 “헝다는 대마불사(too big to fail) 논란을 부를 만큼 큰 기업이 아니다”며 “사업 본거지인 광둥성 지역 경제에서도 비중은 크지 않은 수준”이라고 평가했죠.

투자은행(IB) 바클레이즈도 보고서에서 “중국 은행권의 자산은 45조달러에 이르고 부채는 30조달러 규모”라며 “350억달러 정도의 은행 대출을 포함한 헝다그룹의 채무는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헝다그룹의 재무 상황은 중국 부동산 분야 전체를 대변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2일 금융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을 인용해 “헝다그룹의 디폴트가 중국 경제를 전반적으로 위협하는 더 큰 문제를 촉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헝다의 파산을 예상한 S&P 역시 같은 보고서에서 “개별 기업의 위기는 중국 정부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는데요.

시티그룹 역시 보고서를 통해 헝다그룹의 위기가 중국에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같은 충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 금융 당국이 시스템 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실제 ‘제2의 리먼사태’라는 말과 달리 헝다 그룹 사태가 본격화된 6월 이후 현재까지 중국의 단기금융시장의 금리는 큰 변동이 없는 상황입니다. 상해은행간금리(Shibor)나 7일물금리(DR007)는 2~2.5%사이에서 안정화돼 있어, 헝다의 부도위기가 중국 금융시장 전체 위기로 전이되고 있다는 조짐은 아직 없습니다.

中당국, 지방정부에 헝다 파산 후폭풍 대비 지시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관련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의 증언을 인용, 중국 당국이 각 지방정부에 헝다의 파산 위기에 대비하고 후속 조치를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 당국은 헝다그룹 사태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인데요.

시장에서도 헝다의 파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CNBC와 대만 자유시보 등은 중국 내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사태의 여파로 헝다가 부동산과 금융·전기차 등 3~4개 국영기업으로 재편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중국이 헝다 그룹 문제를 해결해도 여전히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은행은 그동안 중국 경제가 방역성공과 상품수출 호조에 힘입어 세계 경기 회복을 견인했지만 최근 들어 성장세 둔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자본시장연구원은 중국 회사채 디폴트 문제에 주목했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 칭화유니그룹, 화천자동차, 융청석탄, 허난에너지, 하이난항공 등 대형 국유기업 회사채 디폴트가 이어졌으며 올해에는 화샤싱푸, 쓰촨란광 등 대형 부동산 개발기업의 디폴트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는데요. 이는 헝다그룹 디폴트 사태가 개별 기업의 문제만이 아니라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며, 헝다그룹 뿐 아니라 다른 대형 중국기업들의 디폴트 사태가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렇듯 헝다 그룹으로 시작된 불안감은 시장에 잔존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헝다 그룹이 금융, 전기차, 헬스케어, 식품, 스포츠 등 문어발식으로 벌여 놓은 사업이 너무 많아 중국 경제에 광범위한 충격파를 줄 가능성도 있는데요. 즉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으니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관련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헝다 그룹, 불릴레오 시나리오 영향은?

그럼 헝다그룹 위기가 불릴레오 시나리오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요?

불릴레오 시나리오 중 [글로벌 바겐세일]과 [인플레이션 파이터]가 헝다 그룹에 투자하고 있는 ETF를 투자 후보군에 두고 있습니다. 글로벌바겐세일의 경우 iShares MSCI China ETF(MCHI)를, 인플레이션파이터의 경우 iShares MSCI China ETF(MCHI)와 iShares MSCI Emerging Markets ETF(EEM)를 투자 대상군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현재 두 시나리오 모두 관련 ETF에는 투자하지 않고 있습니다. 더해 iShares MSCI China ETF의 경우 헝다 그룹 비중이 0.03%, iShares MSCI Emerging Markets ETF 0.06%로 거의 0%에 가까운 만큼 헝다 그룹의 위기가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즉 불릴레오 전략과 관련해서 헝다 그룹이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불릴레오 전략에 활용하고 있는 ETF는 매우 다양한 개별 종목을 포함하고 있어 특정한 사건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릴레오는 관련 이슈를 면밀히 검토, 편안한 투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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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두물머리 Quantamental Research 팀 | 필진 글 더보기 >

시나리오로 계획하며 대응하는 투자, 미국ETF 투자는 불릴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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