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평균선을 이용해 하락 후 반등을 대비하는 퀀트 전략

이동평균선, 시장의 타이밍을 잡는 지표

이동평균선, 그 중에서도 10개월 이동평균선은 시장의 타이밍을 잡는데 매우 유용한 지표입니다. 즉, 지수가 10개월 이동평균선을 하회한다는 것은 하락장에 진입 하였다는 신호이며 이럴 때에는 매도를 통해 하락을 효율적으로 방어할 수 있습니다.

[불릴레오가 이동평균선을 사용하는 이유]

 

이는 실제 성과가 말해줍니다. S&P 500 지수에 이동평균선 전략을 사용할 경우 단순히 보유하는 것과 수익률 자체는 비슷하지만, 훨씬 낮은 낙폭을 기록합니다. 2000년 IT 버블, 2008년 금융위기 등 지수가 50% 가까이 하락하는 하락장에서도 해당 전략을 사용할 경우 10-20% 대의 손실만을 기록합니다.

[S&P 500 vs. 10개월 이동평균선 전략: 누적수익률]

S&P 500 vs. 10개월 이동평균선 전략: 누적수익률 [S&P 500 vs. 10개월 이동평균선 전략: 낙폭]

S&P 500 vs. 10개월 이동평균선 전략: 낙폭

2020년 하락장에서의 이동평균선 전략 결과는?

그렇다면 2020년 COVID-19 사태 때는 어땠을까요? 역시나 이동평균선을 사용할 경우 효과적으로 하락을 방어할 수 있었습니다. 이동평균선이 깨진 2020년 2월에 전량매도 후 6월에 재진입까지, 시장이 30% 가량의 하락을 맛보는 동안 10% 대의 손실만을 기록하게 됩니다.

[2020년 S&P 500 vs. 10개월 이동평균선 전략: 누적수익률]

2020년 S&P 500 vs. 10개월 이동평균선 전략: 누적수익률

[2020년 S&P 500 vs. 10개월 이동평균선 전략: 낙폭]

2020년 S&P 500 vs. 10개월 이동평균선 전략: 낙폭
그러나 2020년에 실제 투자에 참여했던 분이라면 느꼈겠지만, 이 역시 완벽한 전략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주식시장이 3월 말 저점을 찍고 무서운 속도로 상승했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동평균선 전략을 사용했을 경우 3월 말 – 6월 초까지 이러한 상승장을 지켜보기만 해야하고, 이는 상대적 박탈감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역사적 하락구간 (S&P 500)]

하락시작 저점 하락만회 최대손실 총 기간 하락 기간 상승 기간
2007-10-10 2009-03-09 2012-08-16 -55.19% 1224 355

869

2000-03-27 2002-10-09 2006-10-26 -47.52% 1657 637 1020
2020-02-20 2020-03-23 2020-08-10 -33.72% 120 23 97
2018-09-21 2018-12-24 2019-04-12 -19.35% 140 65 75
1998-07-21 1998-08-31 1998-11-23 -19.03% 89 30 59
2015-07-21 2016-02-11 2016-04-18 -13.02% 188 143 45
1999-07-19 1999-10-15 1999-11-17 -11.70% 87 64 23
1997-10-08 1997-10-27 1997-12-05 -11.20% 42 14 28
2018-01-29 2018-02-08 2018-08-06 -10.10% 132 9 123
1997-02-19 1997-04-11 1997-05-05 -10.04% 53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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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지수가 대규모로 하락하였던 구간을 살펴보면 2020년은 정말 특이한 한해입니다.

2000년이나 2008년 시장의 붕괴는 고점 대비 몇년 동안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원금을 회복하는데도 수년이 걸렸습니다. IT 버블 고점에 투자한 투자자는 원금이 회복되는데 무려 1657일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한 하락은 23일 동안 33%나 하락하였다가 급반등하여 120일 만에 원금이 회복되었습니다. 사상 유례없는 하락속도와 반등속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2020년 시장의 반등이 빨랐던 이유 1. 연준의 돈살포

그렇다면 무엇이 이러한 빠른 반등을 만들었을까요? 첫번째는 연준의 적극적인 태도입니다. 제로금리는 물론이고 Money Injection 불릴만큼 과감한 부양책을 통해 시장에 돈을 무제한으로 살포했습니다. 미국 대다수의 기업과 개인의 경제활동이 사실상 올스톱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돈살포’를 통해 버틸수 있었습니다.

연준
출처: DavidParkins.com

실제 FED의 대차대조표를 살펴보면 2014년 이후 점차 줄어들던 것이 2020년을 기점으로 급상승합니다. 단 6주 만에 3조 달러가 추가되었을 만큼, 단기간동안 자산시장에 엄청난 유동성을 공급했습니다.

[FED의 대차대조표]

출처: 블룸버그

2020년 시장의 반등이 빨랐던 이유 2. 개인투자자의 폭발적 참여

이와 더불어 개인투자자의 참여 역시 2010년대 말부터 계속해서 증가하다가 2020년에 폭발하였습니다.

사실 국내와는 다르게 미국의 개인투자자들은 주식 투자를 하기 그렇게 좋은 환경이 아니었습니다. 몇 주를 투자하건 상관없이, 심지어 주식 한주를 사더라도 한번 거래를 할 때마다 적어도 $4의 수수료를 내야했습니다. 소액으로 투자를 하고 싶은 개인들에게 이는 상당한 부담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2014년 이러한 어려움을 없애줄 스타트업이 나타났습니다. 이제는 모두가 알고 있는 ‘로빈후드’가 그 주인공이죠. 다른 증권사들과는 달리 수수료를 무료로 하여, 개인투자자들도 부담없이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로빈후드를 통한 총 투자금액]

출처: CNBC

이러한 영향으로 찰스 슈왑도 매매수수료를 [$8.95 → $4.95 → 무료]로 변경하였으며, 이제 미국 대부분의 온라인 증권사는 매매수수료가 무료입니다.

‘2021년 기준 미국 온라인 증권사의 매매 수수료’ >

결국 낮아진 주식시장의 접근성 덕분에 엄청나게 풀려버린 돈이 주식으로 몰려 들어가, 하락을 막아내고 역사상 유례없는 속도로 강세장을 만들어 버렸습니다. 펀더멘털을 유동성의 힘으로 이겨내 버린 것이죠.

이는 미국 만의 상황도 아닙니다. 2000년과 2008년 대하락장을 통해 ‘엄청난 하락 뒤에는 엄청난 상승이 뒤따른다’를 배운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바텀 피슁을 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액을 살펴보면 2020년 3월에만 10조에 가까운 금액을 보입니다. 이는 2008년 하락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수치입니다.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액]

출처: 블룸버그,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투자자들이 주식을 하기 위해 대기하는 자금인 ‘투자자예탁금’도 역사상 유례없을 정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부동산과 기타 자산에 들어가있던 돈이 이번을 기회로 블랙홀 마냥 주식시장으로 몰리고 있는 것입니다.

[국내 투자자 예탁금]

출처: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장기, 단기 이동평균선을 활용하는 전략

이러한 금융 시장의 환경 변화로 인해 앞으로 하락장에서의 모습 또한 바뀔 수 있습니다. 금융시장에 위기가 찾아오면 각국의 중앙은행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금리 인하 및 자산매입을 시작할 것이고, 이번을 계기로 ‘저가 매수 = 필승’ 인식이 박힌 개인투자자들은 더 이상 겁내지 않고 과감하게 투자할 것입니다. 하락 후 반등이라는 탄력성이 예전에 비해  훨씬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10개월 이동평균선’을 기준으로 타이밍을 잡는 것이 좋은가에 대해 고민할 필요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동평균선이 꺾인 후 다시 살아날 때 까지의 기간이 매우 길었던 반면, 이제는 그 주기가 훨씬 짧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용수철처럼 튀어나가는 반등시장에서 10개월 이라는 긴 지표만 보고 있다가는 상승의 기회를 모두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Momentum turning points」 논문을 통해 하나의 대안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장기 이동평균선(예: 10개월)을 통해 하락장을 피하는 동시에, 단기 이동평균선(예: 3개월)을 통해 반등장을 찾아 다시 시장에 진입할 수 있습니다.

논문 : Garg, A., Goulding, C. L., Harvey, C. R., & Mazzoleni, M. (2021). Momentum turning points. Available at SSRN 3489539.

S&P 500 vs. 반등 전략

만약 3개월 이동평균선과 10개월 이동평균선을 모두 하회할 때만 주식을 매도 한다면 어떨까요?

즉, 10개월 이동평균선은 하락이지만 3개월 이동평균은 다시 상승한다면 시장에 진입하는 반등 전략은 어떨까요?

[S&P 500 vs. 반등 전략: 누적수익률]

[S&P 500 vs. 반등 전략: 낙폭]

10개월과 3개월 이동평균선을 모두 보는 것 역시 단순히 보유하는 것 보다는 뛰어난 하락 방어를 보였습니다. 반면 기존 10개월 이동평균선만 보는 것보다는 하락장에 진입하는 횟수가 많은 만큼 낙폭이 큰 것도 사실입니다.

2020년의 S&P 500 vs. 반등 전략

그러나 2020년의 상황만 놓고 보면 다릅니다.

[2020년 S&P 500 vs. 반등 전략: 누적수익률]

[2020년 S&P 500 vs. 반등 전략: 낙폭]

3월 저점 후 엄청난 반등으로 인해 3개월 이동평균선도 단기간에 살아났으며, 이로 인해 반등 전략에서도 시장 진입의 속도가 단순히 10개월 이동평균선만 보는 것 대비 훨씬 빨랐습니다. 결과론적이지만 하락장에서는 한스텝 뒤로 물러나 손실을 없애고, 기회가 보이면 곧바로 진입해 다시 수익을 거두기 시작하는, 마치 아웃복싱과 같은 모습을 보입니다.

결론

물론 모든 것은 지나간 결과에 의존하는 것이기에, 완벽한 전략이란 없습니다. 그러나 앞서 살펴봤던것과 같이 개인투자자의 용기가 증가했다면, 그로 인해 하락장의 모습이 바뀔것이라 판단된다면, 전략 역시 바뀔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2020년의 모습이 일시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면 기존의 전략을 고수하는 것이 맞을테고요.

비록 최저점 이후 반등을 모두 얻지 못하더라도 하락이 끝났다는 지표를 확실하게 확인하고 시장에 진입할 것인가, 비록 ‘가짜 반등’에 속을 수도 있지만 한시라도 빨리 저점 부근에서 다시 시장에 진입할 것인가. 결국 모든 선택에는 기회 손실이 있기 마련이고, 이에 따른 고통이 덜한 선택을 하는 것이 현명한 퀀트 전략이 아닐까요.

 


 

투자, 시나리오로 대응하며 완성하다

Written by

Ten (이현열)
두물머리 Quantamental Research 팀 | 필진 글 더보기 >

퀀트, 주식, 프로그래밍을 사랑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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