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로 산업을 바꾸는 엔지니어” 알고리즘 총괄 본부장 이승규

특허로 산업을 바꾸는 엔지니어가 되고 싶었어요

불릴레오에서 시스템 알고리즘을 총괄하고 있는 이승규 님은 천영록 대표와 함께 회사를 창업했습니다. 학부에서 통계학의 매력에 흠뻑 빠져 석사까지 진학했던 그는 졸업 후 홍콩 과학기술대학 컴퓨터공학 인공지능 박사과정에 전공할 기회를 얻기도 했지만, 진학을 뒤로하고 창업을 선택하였습니다. 학문과 창업의 기로에서 사업을 선택하여, 학문 연구 대신 두물머리의 기술 특허 발명과 1,000억이 넘는 금액을 운용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해온 그에게 창업을 한 이유를 들어보겠습니다.

“대학원에서 통계학을 공부하면서 학문을 연구하는것도 재미 있었지만, 늘 한편에선 금융 문제를 풀고 싶다는 갈증이 있었어요. 학교의 연구원으로서가 아니라, 산업의 앞단에 있는 엔지니어로서 사람들의 실질적인 삶에 더 큰 영향을 주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데이터를 다루는 기술을 전문적으로 사용한다면, 금융산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누구나 의미있는 일을하고 싶잖아요.”

이승규 님의 커리어를 엮어내는 키워드는 통계학과 금융입니다. 그에게 통계학과 금융이 어떤 의미인지 물어봤습니다.

 

Q.통계학에 관심을 갖게된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학부에서 처음에는 인문학을 전공했습니다. 소설을 비롯한 문학, 문학사 등을 공부했지요. 인문학은 문학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당시 사람들이 외부 세계를 어떻게 인식하고, 이해하는지에 대한 프레임을 공부하는 학문이라 생각해요. 인문학의 렌즈를 끼고 세상을 보니 모든게 달라 보였습니다. 우연히 공부하게된 통계학에서도 인문학과 똑같은 매력을 느꼈어요.

인문학과 달리 문학이 아닌 숫자라는 매개체를 이용할뿐, 사람들이 외부세계에 대응하여 행하는 행위와 흔적들을 분석하고 이해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았던것 같아요. 물론, 학부과정과 대학원과정에서 통계 시뮬레이션과 씨름하는 건 분명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데이터를 다루는 관점과 통계적 사고를 공부하면서 새로운 ‘렌즈’ 로 세상을 보는건 즐거운 일이었어요.

수를 제대로 분석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데이터 분석 기법를 이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내가 다루고 있는 수가 어디에서 나왔는가, 왜 나오게 되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질문과 함께 데이터가 주는 스토리에 적절한 상상력을 더해 새로운 가설을 던지고, 실험하는 것을 반복하는 것이죠.

 

 

Q. 창업 후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이었나요?

유전 알고리즘을 이용한 주식포트폴리오 솔루션 개발 프로젝트가 가장 기억이 남습니다. 유전 알고리즘은 진화의 원리를 모방하여 문제해결에 사용하는 최적화 방법론입니다. 진화의 원리를 이용한다는건, 세대에서 세대로 각 해들이 유전 형질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유전자 변화, 조합 등 생물 집단이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변화를 축적해가며 집단 전체의 특성을 변화시켜 더 좋은 품질의 해집단을 만들어내는 과정입니다. 좋은 유전 형질이 높은 확률로 다음 세대에 걸쳐 전해지고, 나쁜 유전 형질은 점차 다음 세대에 선택 받지 못하게 되면서 전체적인 세대가 더 나은 상태로 진화하게끔 하는 것이에요.

금융 프로젝트에서는 이 원리를 차용하여 여러 변수와 함수를 결합한 알고리즘에 대한 정보를 유전자로 표현하고 이를 여러 조합으로 진화시켜 더 나은 상태로 만들어가는 작업을 했습니다. 백여개의 시장 변수를 스터디하며 최적화 기술, 컴퓨팅 기술을 모두 활용한 고난도 작업이었습니다.

언뜻 들어보면 강자가 생존하는 방식으로 보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유전 알고리즘이 대단히 강력한 이유는 유전 형질의 다양성을 일정 수준 유지하기 때문이에요. 전체 세대는 진화를 거듭하면서 최적 상태로 계속해서 나아가지만, 어느 순간에는 더 나은상태를 찾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 다양성의 힘이 발휘됩니다. 다양한 공간에서 기회를 탐색하던 해가 어느 순간 다음 진화를 위한 힌트를 제공하게 되는거죠.

유의미한 패턴을 추출하는 방식으로 실제 인류 처럼 돌연변이도 발생 시켜보면서, 계속 투자 전략을 진보시키는 거에요. 우생학은 최고의 하나를 남기는 거지만, 유전 알고리즘은 오히려 다양성을 담보하면서 진보가 일어나요. 저희 전략에서도 그래서 다양성을 중시하고 있어요. 당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매트릭스튜디오>의 저자 문병로 교수님께도 자문을 구했었는데 교수님 덕분에 통계학을 금융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되었어요.

 

Q.금융 시장에서의 통계학의 적용은 다른 분야보다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어떤가요?

다른 분야에서도 어렵다고 생각해요. 다만, 금융 시장에서의 데이터 분석이 특히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은 이유는 금융 시장 데이터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성질이 있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분석의 결론은 결국 추정이라는 형태로 이어지는데, 금융데이터에서는 이러한 추정의 신뢰도가 낮고, 시간에 따라 대단히 가변적인 특성이 있다는 점이 분석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그래서 더욱더 강건한 특성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숫자와 경제적 함의를 결합하여 추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문병로 교수님께서 어느 칼럼에서 ‘데이터의 질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이 보다 더 잘 표현할 말이 있나 싶어요. 작년에 서울대 빅데이터 아카데미에서 강연요청을 받아 간적이 있었어요. 강연을 마무리하면서 교수님의 칼럼을 학생들 앞에서 그대로 읽었어요. 그 정도로 깊이 공감하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데이터를 마구잡이로 최신 모델에 넣고는 정답이 나올 것이라 기대해서는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경제적 함의와 결합된 유의미한 패턴을 발견해서,
알고리즘을 통해 체계적인 투자 전략을 제시하고 싶어요.

 

Q. 통계학을 어떻게 활용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알고리즘을 설계할때 경제적 함의와 결합된 유의미한 패턴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어떠한 통계적 수익구조를 기대하는지, 무엇에 대한 투자인지를 명확하게 하려고 합니다. 겉으로 보이는 투자와, 실질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바를 구분하는 셈이죠. 가령, 제가 어떤 자산으로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고 하면, 포지션 뒤에는 또다른 통계적 스토리가 숨어 있습니다. 모멘텀, 밸류와 같은 특정 요인에 대한 투자인지, 금리, 물가, 변동성 등 변수의 상승 혹은 하락에 대한 투자인지 등, 투자 포지션을 여러 축에서 이해하고, 불필요한 투자는 통계적으로 희석하여 제거하는 것이죠.

 

Q. 앞으로 불릴레오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얼마전 실리콘 밸리에 가서 저희 회사의 비전에 대해서도 교류하고, 관련 스타트업 탐방을 진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이미 이런 금융 스타트업들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금융의 접근성은 그 어느나라 보다 발전하고 있지만, 눈높이를 미국으로 본다면, 아직 가야할 길은 멀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해외에서는 리서치 하우스들이 통계학, 퀀트기반의 다양한 전략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전문가들이 고객들을 대신해서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다양한 기회들을 간편하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언제든지 가장 적합한 전략을 제공할 수 있도록 우수한 연구원들을 모아 알고리즘팀을 더욱 강화하려고 합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전략을 계속 포착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 불릴레오 앱에서 질높은 전략을 계속 편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지요.

지금까지 일반사람들에게 전달되는 금융상품들은 지나치게 단순하거나, 불필요하게 복잡하고 모호한 구조가 많았다고 생각해요. 불릴레오에서는 접근하기 쉬우면서도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구조로 설계된 투자 대안을 제공받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려고 노력 중입니다.

 

 

Written by

두물머리 Quantamental Research 팀 | 필진 글 더보기 >

시나리오로 계획하며 대응하는 투자, 미국ETF 투자는 불릴레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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